[마을목회 신학] 축사 – 이홍정 사무총장

[편집자 주 ] <마을목회 신학과 실천 / 오필승 엮음>은 ‘마을목회’와 ‘마을목회신학’의 출발점이 된 뜻 깊은 책인데 시중에서 만나기 어려운 이유로 내용을 이곳에 연재합니다. 혹시 내용 중에 교정할 부분이나 공개 공유가 되지 않기를 바라시면 발행인(오필승 목사)께 연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축 사 / 하나님의 마을목회 이야기

/ 이홍정 목사(전 예장통합 총회 사무총장)

오늘 이 땅에서 진행되는 하나님의 마을목회 이야기를 담은 책인 『마을목회 신학과 실천』의 출판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마을목회’는 본 교단의 <생명살리기운동10년>(2002-2012)을 통해 제안된 ‘생명목회’가 지방자치제를 중심으로 구현된 ‘마을 살리기’라는 사회적 과제와 연관되어 생명공동체성과 현장성을 강화하면서 진화된 것으로, <치유와 화해의 생명공동체운동10년>(2012-2022)을 통해 동기가 부여되고 나름의 결실을 맺어가고 있는 하나님의 생명선교목회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하나님의 마을목회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치유와 화해의 생명 공동체는 자기 비움과 상호의존성의 영성에 기초한 생명의 세계관을 토대로 교회와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입니다. 자연의 순환이 지시하는 생태적 정의는 독점과 사유화가 아니라 자기 비움과 상호의존, 나눔과 돌봄을 동반하는 순환의 영성이며 이것이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제공하는 원리입니다. 교회 생태계의 지속가능성 역시 개 교회나 교단중심주의라는 독점과 사유화를 넘어 자기 비움과 상호의존성에 근거하여 “더불어, 함께”라는 공동체적 순환의 정의를 세워 나갈 때 가능합니다. 성서적 생명의 세계관으로의 전환 없이 치유와 화해는 불가능하며, 치유와 화해 없이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요한복음에 나타난 하나님의 마을목회 이야기의 범주는 근본적으로 오이쿠메네, 이 ‘세상’입니다. 요한복음 3장 16절의 말씀은 하나님의 사랑의 대상, 구원의 대상, 즉 하나님의 목회의 대상이 곧 ‘세상’이요, 교회는 하나님의 ‘세상’ 목회에 참여하도록 부름 받았음을 깨닫게 합니다. 요한복음 3장 16절의 하나님의 사랑의 구속사역의 목적은 요한복음 10장 10절에 나타난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적 선교의 목적과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10장 10절의 말씀은 하나님의 마을목회는 ‘목민’(牧民)을 통한 생명목회임을 지시하고 계십니다.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치유되고 화해된 생명 공동체를 지시하며,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는 구절은 총체적 생명자본의 풍성함을 가져오는 에큐메니칼하게 지속 가능한 지역교회와 사회의 성장을 상상하게 합니다.

누가복음 4장 18절 말씀에 나타난 하나님의 마을목회 이야기는 마을목회가 희년을 향한 해방의 목회요, 정의와 평화의 목회요, 치유와 화해의 목회라는 것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진리 안에서 자유하고 우리를 얽어 맨 모든 죄악의 사슬에서 해방되어 정의와 평화를 누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늘 상처입고 부서진 생명의 망에 깃든 모든 생명체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에 연합되어 치유되고 화해된 존재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교회가 지닌 에큐메니칼한 본성은 교회 공동체의 일치를 지시하는 협의적 차원(요17: 21)과 우주적 생명 공동체의 일치를 지시하는 광의적 차원(엡1: 10)을 포괄합니다.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인 지역교회들은 지역적이며 동시에 지구적인 에큐메니즘에 복무하는 선교 공동체로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선물로 주신 ‘값비싼’ 일치와 친교를 기반으로 선교와 봉사를 통한 공동의 증언의 자리로 함께 부름 받고 있습니다. 지역교회는 이 같은 소명에 응답하는 과정에서 치유와 화해의 복음을 실체화하므로 생명을 얻고 더욱 풍성하게 하는 하나님의 생명의 망을 복원하고 강화시켜야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의 일치와 친교를 통해 증거 되는 치유와 화해에 관한 공동의 복음의 증언을 통해 지역교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비로소 담보됩니다.

지역교회는 교회 생태계의 토대인 지역 마을과의 유기적 상관성, 즉 지역성을 속성으로 지닙니다. 성만찬적 선교 공동체로서의 지역교회는 지역마을 생명 망의 중요한 구심점으로 전 삶의 영역에서 지역 마을과의 상관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지역교회는 또한 지역마을이 지구촌과 맺는 유기적 상관성인 지구성을 속성으로 지닙니다. 지역마을은 지구촌의 실체요, 지역교회는 세계교회의 실체입니다. 지역마을과 지구촌의 유기적 상관성을 강화하면서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고, 지역적으로 성찰하고 지구적으로 실천하는 상호 주체적이며 상호 의존적인 지역교회의 참여가 요청됩니다.

성서를 통해 들려진 하나님의 마을목회 이야기는 마을목회가 영적-수직적, 사회적-수평적, 생태적-우주적 차원에서 지역 안과 지역상호 간에 치유와 화해의 생명 망을 짜는 목회로, 에큐메니칼하게 지속 가능한 지역교회와 지역사회 성장을 위한 종합 예술 행위와도 같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치유와 화해의 생명 공동체는 총체적인 생명 자본의 성장을 위해 복무하는 생명 경제 공동체로 치유되고 화해된 마을 공동체의 건설, 즉 마을목회에 헌신하는 하나님의 선교 공동체입니다. 치유와 화해를 위한 하나님의 마을목회에 참여하는 지역교회는 먼저 경제적 자본 논리에서 해방되어 나눔과 돌봄이라는 성서적 사회윤리의 실천을 통해 사회적 자본을 비롯한 총체적 생명 자본의 증진에 힘써야 합니다.

지역의 한 교회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리스도의 한 몸인 지역의 다른 교회들이 함께 성장해야 할 뿐만 아니라 지역 마을 공동체의 영적 사회적 경제적 교육적 정치적 윤리적 문화적 생태적 자본, 즉 총체적 생명 자본이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한 지역의 교회와 사회의 동반 성장이 유기적으로 상관된 다른 지역의 교회와 사회의 성장을 유발하므로 균형 잡히고 지속 가능한 세계교회와 지구촌의 성장에 이바지해야 합니다.

오늘 하나님의 마을목회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의 삶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치유되고 화해된 존재로서의 삶 – 빛처럼, 소금처럼, 바람처럼, 꽃의 향기처럼 존재 자체가 복음의 증언이 되는 삶이되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마을목회 이야기인 『마을목회 신학과 실천』이 복음의 능력으로 세상을 변혁시켜 나가므로 지역 마을 공동체가 생명을 얻고 더욱 풍성하게 누리게 하는 하나님의 생명 선교 목회를 위한 길라잡이 역할을 하기를 기원합니다.

본 게시물의 무단전재를 허용치 않습니다. 부분 인용할 경우 저작권에 유의하고 반드시 출처를 밝혀야 합니다. (출처 : <마을목회 신학과 실천>, 오필승 엮음, 예장마을만들기네트워크, 2017. p.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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