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멸 시대, 마을목회의 방향성을 생각한다

지방 소멸 시대, 마을목회의 방향성을 생각한다

*** 본 고는 목회와 신학 2024년 10월호 특집 <지방 소멸 시대 농촌 목회>에 실린 글로 부분적으로 잘못된 부분을 필자가 수정한 글입니다.

근래 들어 ‘지방 소멸’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경제 및 사회 문화권이 강화되면서 농촌에서 도시로 인구가 빠져나가는 현상과 함께 지방 농촌에서 생활하던 인구들이 점차 노령화로 인해 감소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대한민국은 2025년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하지만, 농촌은 이미 2015년에 고령화율이 21.4%로 초고령사회로 진행되고 있었다. 2022년에는 65세 이상의 농가 고령인구 비율이 49.8%에 달할 정도로 농촌 고령화가 심각하다.

지방 소멸의 징후는 이미 필자가 2003년 신동리교회에 부임한 때에도 나타나고 있었다. 부임한 교회는 10평 남짓한 기도처에 노인 성도 5명이 있는 농촌 마을의 개척교회였다. 당시 마을에는 50~60대 주민도 있었지만, 20~30대 젊은 주민이 아예 없어 신생아 출생이 멈춘 지 오래였다. 마을을 돌아보면 다른 농촌 마을처럼 빈집이 늘어가고 있었다. 머지않아 마을이 사라질 테고, 마을이 사라지면 교회도 존립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 처한 농촌 마을에 보내심을 받은 목회자로서 죽어가는 농업 농촌을 살릴 방안이 없을까? 늘 고민거리였고,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해 답답한 심정이었다. 그럼에도 마음 한편에서는 농촌이 살아야 지역교회가 살아난다는 확신이 있었다. 농촌 지역에서 교회는 이미 지역사회 곧 마을과 운명 공동체다. 따라서 농촌 교회 목회자는 농촌을 살리기 위해서 자신이 속한 마을의 현실을 파악하고 생존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며 그 현장에 동참해야 한다. 이것이 필자가 마을목회를 하게 된 이유다.

처음 마을목회를 마음에 품었을 때는 ‘마을목회‘, ‘마을목회 신학‘이라는 용어가 매우 낯설게 여겨졌다. 그런데 불과 10년이 지난 지금 예장 통합 교단을 비롯한 한국 교회에서 널리 사용하는 말이 되었다. 이제 마을목회는 현재 소멸하고 있는 농촌과 농도교회 모두를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방안이라고 믿는다. 본 고는 마을목회가 무엇이며, 어떠한 방식으로 지속 확대 되었는지 살피고, 지방 소멸의 위기를 맞고 있는 현실에서 마을목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살펴보려고 한다.

 

마을목회의 개념과 용어의 등장

<마을>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혹은 공동체 집단의 군락이며, 주로 시골에서 여러 집이 한 동아리를 이루고 모여 사는 곳‘이다. 마을목회는 이렇게 한 곳에 모여 사는 마을에서의 목회를 가리킨다. 마을목회에 대해서 노영상 한국교회연구원 전 원장은, “하나님의 진정한 사랑으로 마을을 품고 세상을 살리는 목회다”라고 한다. 이는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며 한 공동체를 이루는 여러 지체가 서로 사랑하는 것이며 또한 마을과 주민을 그 대상으로 하는 목회라는 뜻이다. 성석환 교수는 “마을목회는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 삶의 복원을 지향하는 목회를 의미한다”라고 하며, 마을 공동체의 삶의 회복까지 아우르는 목회라고 정의한다. 이에 앞서 필자는 마을목회는 “목회자와 교회 공동체가 마을 공동체를 해치지 않고 마을의 전통을 잇고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의 일원으로 마을 사람들과 더불어 무너진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서로 존중하는 목회다”라고 정의했다.

마을목회의 의미부터 살펴보자면, 혹자는 선교적 교회론의 영향을 받았고 한국적인 상황에서 생겨난 독특한 개념이라고 본다. 한국 교회에 큰 영향을 주었던 선교적 교회론은 20세기 후반기에 시작된 교회 운동으로서 교회의 본질은 선교에 있다고 정의한다. 즉, 예배당이 교회라는 기존 관념을 넘어서 교회 밖에 나가 지역과 세상에 복음을 전하고 사회 정의를 실천하는 것까지 포함한 개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자면 마을목회 또한 선교적 교회론처럼 도시와 농촌지역의 범위나 규모를 벗어나 교회가 속한 지역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사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마을목회에 대한 신학적 개념의 한 부분적 견해이다. 물론 마을목회는 그동안 한국교회나 세계교회 안에서 그리고 선교지 어느 곳에서나 그리고 자신들의 지역사회에 관심을 두고 실천해 온 목회 현장들에서 계속 실행되어 온 목회이다. 하지만 ‘마을목회라는 용어’는 그동안 대부분의 교회가 교회성장주의에 매몰되어 외적인 성장에만 힘써온 데 대한 반성으로 미래 한국교회의 선교방향이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치열한 현실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그리하여 세상 곧 마을을 향한 교회의 실천적 응답으로서 마을에 관심을 갖고, 마을의 필요가 무엇인지? 마을의 문제가 무엇인지? 마을이 사라지고 있는 인구감소, 지방소멸 등의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는 노력이 목회적으로 필요하지 않은지? 목회 현장에서 직접 부딪혔던 이와 같은 문제들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마을 + 목회>라는 용어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마을목회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등장하여 확산된 것은, 2015년 예장마을만들기네트워크(예마넷)에서 주관했던 ‘제1회 마을목회 이야기 한마당’을 통해 예장 통합 교단에서 사용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이 용어가 등장하기도 전에 이미 필자를 비롯한 많은 목회자가 한편 마을목회라 할 수 있는 지역사회를 향한 목회들을 시행해 오고 있었다. 필자는 마을목회의 실천과 이론을 더 세워 가야 한다는 입장에서 2016년 9월 8일 신동리교회에서 마을목회연구소를 개소했고, 제1기 마을목회자학교를 시작으로 사례 발표와 현장 견학을 2023년까지 모두 6차에 걸쳐 진행해 왔다. 마을목회의 다양한 현장 사례를 소개하고 나누는 중요한 플랫폼으로서 인터넷 언론 <마을목회신문> 및 유튜브 채널 <마을목회TV>를 운영하며 마을목회 확산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마을목회 운동은 그동안 한국 교회에서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 왔는가.

 

마을목회, 교회가 마을 공동체의 일원이 되기

마을목회는 우선 교회가 마을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것을 지향한다. 마을목회 사역의 범주는 교회가 속한 지역사회 곧 마을이다. 전통적인 관점에서는 마을 사람 누군가 교회 공동체의 일원이 되려면 교회 등록을 하고 교회의 예배와 신앙생활을 지속해야 한다. 마을목회적 관점에서는 거꾸로 교회가 마을 공동체에 소속이 되어 마을의 대소사에 참여하고, 마을 주민들이 함께 하는 일에 시간을 내서 동참한다는 관점을 갖는다. 그러므로 교회와 목회자가 마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받는 일은 마을목회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농촌교회 대부분은 어르신 성도 소수가 예배를 드리는 형태이기 때문에 교인들만 챙기면 목회자에게는 시간적 여유도 있고 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을로부터 ‘교회의 목사’라는 인식을 넘어서 ‘우리 교회, 우리 마을의 목사’라는 인정을 받아야 한다. 마을목회를 하려는 목회자는 마을 주민을 교인으로 여기고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목회자는 자신이 사는 지역이 바로 주님께서 주신 사역의 장이라는 인식을 먼저 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뿌리내리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2007년에 개척한 경기도 광주 연곡리의 연곡효성교회는 교회를 반대하는 마을 주민이 교인이 된 사례다. 처음 ‘우리 마을에 교회는 안 된다’고 모세형 목사를 문전박대하였다. 그는 여기에 굴하지 않고 마을 주민들의 일을 나서서 돕고, 노인들에게 차를 대접하고 컴퓨터 교육을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교회 담장을 헐고 가게가 없어 불편한 주민을 위해서 마을 공판장을 만들어 무인 판매를 하고, 문화 행사를 열기도 했다. 마을 주민으로서 나눔과 섬김을 지속하자 주민들이 점차 마음을 열었고, 마을 임원으로 추천할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다.

필자가 신동리 마을에 부임한 지 7년 차가 됐을 때 마을에서 맡게 된 직책은 신동리개발위원, 새마을지도자였다. 이를 마을 이장이 권유하여 순종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이유는 마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2006년부터 농사를 시작했는데 이를 계기로 마을 주민들의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다. 서투른 목회자가 농사를 하면서 농사짓는 법이나 과정 속에서 주민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두 해 농사를 짓다 그만 두고 말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몇 년을 계속하니 목회자에 대한 주민들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마을목회, 마을 만들기와 연관된 사역이다

 

1. 생존: 농촌 마을 살리기

우선 마을목회는 농촌 마을 살리기 운동과 관련이 있다. 마을 살리기는 농촌 목회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목회적 과제다. 농촌 마을과 교회는 같은 운명 공동체이다. 농촌 마을이 살아야 교회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촌 살리기가 마을목회의 최우선적인 목회 과제일 수 밖에 없다. 이를 실천하려는 목회자가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은 매우 다양하다. 물론 목회자의 적극적인 마을목회에 대한 참여 의지가 먼저 필요하다. 먼저 농촌 마을의 현실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평소에 마을 주민들의 고민을 통해서 어떤 해결 방안이 필요한 지 항상 경청하고 의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실제로 농촌 교회가 노인 복지 사역이나 농민들에게 농사 기술을 전수하거나 새로운 농산물 판로를 개척하는 등 실질적인 농가 소득 증대에 이바지한 마을목회 사례도 많이 있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하면 충남 보령시 천북면 신덕리 신덕교회 박종윤 목사는 2008년에 부임해 지금은 고추 농사와 절임 배추, 김치 판매를 마을 사업으로 하고, 농산물 고구마 작목반을 만들어 생산한 고구마 판매를 돕는 일을 하고 있다. 교회가 속한 마을과 주변 마을에서는 배추 농사를 많이 짓는데 배추 가격이 폭락했을 때 밭을 갈아 엎어버리는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본 박 목사는 우선 교회에서 절임 배추 작업을 시작했다. 도시 교회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호박고구마 판매나 절임 배추를 공급하면서 주문자의 성명, 핸드폰 번호, 주소를 받아 직거래를 했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고, 다른 농산물 판매로도 확대되어 이제는 교회 밖의 마을 주민 다수 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교인들을 비롯해 마을 주민들을 위해 소득이 있는 농사와 농산물 판매를 적극 돕기 시작했고, 마침내 마을에서 ‘대단한 목사님’으로 인정받으며 마을목회에 힘쓰고 있다.

 

2. 유지: 귀농 귀촌 운동

둘째는 귀농 귀촌 운동을 통한 농촌 마을의 유지 존속이다. 농촌 소멸을 막는 비결은 농촌에 사람들이 계속 들어와서 살아가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농촌을 만들어가는 일을 마을과 귀농귀촌인들이 연합하여 실천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필자의 경우 2012년 홍성군 귀농귀촌 종합지원센터를 만들고, 도시민 농촌생활 임시 거주 공간을 마련하는 등 귀농귀촌 운동을 펼치면서 기독교인을 위한 귀농귀촌상담소의 필요성을 절감해 2015년 예장귀농상담소를 개소했는데, 이후 예장통합 교단 전체로 확산됐다.

귀농귀촌상담소가 하는 일은 각자의 농촌 지역의 환경을 기반으로 상황에 맞는 귀농귀촌 상담을 진행하고 이들을 농촌에 정착시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귀농 귀촌인들의 필요를 파악하고 이를 채워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좌포교회 한명재 목사는 귀농 귀촌 상담을 통해서 이들이 거주지와 농지 임대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마을 주민들과 협력하여 빈집을 수리하고 빌려 주거나 농지 임대를 함으로써 귀농인들이 마을에 정착하는 걸 도왔다. 또한 예장 귀농귀촌상담소를 운영하는 경북 상주시의 낙동 신상교회는 상주시로부터 귀농인의 집 지원사업을 받아 운영한 결과 10년 간 10여 명이 마을에 정착하여 교인이 되었고, 주민이 감소하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신상1리 주민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결과를 얻고 있다.

 

3. 발전: 마을 만들기

마을목회는 마을의 생존 차원을 넘어 서는 마을 만들기 운동의 일환이다. 즉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듦으로서 도시민들이 와서 정착해 살 수 있도록 좋은 정주 여건을 만드는 일이다. 마을 만들기는 주민이 마을의 주체로서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모든 활동을 가리킨다. 마을 만들기 운동은 1990년대 중반부터 사회 운동으로 활발하게 시작 되었는데, 2000년도에 들어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민관 협치사업으로 진행되었고, 2006년에는 참여정부에서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의 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확대되어 지역 활성화에 기여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마을 만들기는 주민과 정부 기관, 교회(지역단체)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운동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사업 범주가 있다. 교회가 속한 지역의 사정과 필요성에 따라 농촌체험 마을, 녹색도시 운동, 녹색가게 운동, 마을 축제, 마을 학교, 문화재 유적지 정비사업, 마을 공유지 마련, 자연생태 훈련, 마을 복지 등의 사업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에 농촌 도시를 아울러 마을목회에 관심이 있는 목회자들은 조금만 목회적 고민을 한다면 충분히 참여가 가능한 공공 사업이다.

그중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면, 장 담그기 사업과 농촌 체험을 통한 마을목회 사례로 경남 거창의 대산교회가 있다. 담임목사였던 허운 목사는 1999년 부임 이후 2000년부터 마을 주민과 함께 메주 판매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 사업이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포함한 솔향 담은장 마을사업으로 확대되었고, 2010년에는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선정돼 정부 지원을 받기도 했다.

마을 교육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사례도 있다. 제주시 구좌제일교회는 황호민 목사가 2002년 부임후 제주도의 폐쇄적인 사회적 분위기를 이겨 내기 위해 쉬지 않고 마을 주민들을 찾아 다녔고, 사모는 학교 상담사, 성교육 강사 자격증을 얻은 뒤 학부모들을 만났으며 이를 계기로 구좌읍 자치위원으로 봉사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지역 아동센터와 마을학교를 운영하는 등 사역이 확장되고 마을 교육 공동체를 세워가고 있다.

필자가 속한 신동리 교회의 본격적인 마을만들기 운동은 ‘오누이 권역 사업’으로 시작되었다. 2011년 홍동 저수지 인근 4개 마을 이장들을 찾아가 설명하고 장곡 저수지권 농촌체험 관광단지 개발 계획을 제안하였다. 그리고 추진위원회를 조직해 사업 계획서를 제출했는데 43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가 편성됐고, 2013-2018년까지 6년간 농촌마을 종합개발 오누이 권역 사업이 진행되었다. 이를 계기로 2013년에 마을 이장으로 선출되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신동리 냉이작목반 조직, 냉이채소영농조합 설립, 농작업환경개선 편이장비 지원사업 선정, 주민정보화 교육, 어르신 한글교실, 건강체조교실, 어르신 놀이교실, 신동리 박물관 개소, 신동리 마을사 발간, 마을회관 부지 마련, 신동리 다목적회관 건축, 행복한 마을학교, 빗물 저금통 만들기 웍샾, IPG 배관망사업, 신동리 전인건강 행복마을 만들기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향후, 마을목회의 방향

지방 소멸 시대를 맞아 농촌 살리기, 마을 만들기를 핵심으로 한 마을목회 운동은 교단 산하 및 다양한 교단의 농도 교회들의 관심과 동참으로 더욱 확대돼 가고 있다. 이는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 교회연구소가 전국의 교역자 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마을목회에 대한 한국 교회 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잘 드러난다. 즉 마을목회 운동이 실시된 5년의 시간 동안 응답자의 52.7%의 목회자가 마을목회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98.5%가 마을목회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로써 현재 한국교회 내의 마을목회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고 미래가 있는 목회 분야임을 알 수 있고 나아가 마을목회의 현재와 미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또한 이를 토대로 마을목회를 하는 교회의 활동을 보면 현재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지역 독거노인, 빈곤층 생활 돕기(41%), 지역 주민회의 모임, 행사를 위한 공간제공(32%), 지역 마을 환경 개선 활동(27%), 마을 도서관 운영(35%), 지역사회 행사기획(24%), 지역주민을 위한 일반 공연 및 전시회 개최(23%), 자역 카페운영(22%), 지역주민을 위한 인문학 교양강좌 개설(22%), 마을 공동체 활동가 참여(22%), 지역 아동센터, 어린이 돌봄(20%), 노인 보호 돌봄(13%) 순이었다. 이 처한 환경과 특성에 따라 다양한 사역 접근이 가능함을 보여 준다. 그중 독거노인 빈곤층 돕기가 가장 많은 것은, 다른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 비해서 목회자가 접근하기 쉬운 영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 개선 활동이나 마을 공동체 활동가 참여, 카페 등의 운영은 상대적으로 교육이나 훈련 과정이 필요하기에 목회자가 자신의 관심 분야에 따라 관련분야의 지식을 배우고 실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으로 볼 때 목회자에게 있어서 마을의 특성과 필요를 잘 분석하고 각 교회 상황에 맞는 사역을 시도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한국 교회의 마을목회는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58%), 앞으로도 마을목회 확대 의사가 있다는 의견이 79%에 달해 마을목회에 대한 지속 가능성의 전망을 갖게 한다. 하지만 마을목회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현실적인 과제도 있다. 현재 목회자들이 마을목회를 하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인력 부족(62%)과 재정적 어려움(61%), 필요한 마을목회의 정보와 전문성 부족(45%) 순이었다. 심지어 마을목회 관련 정보의 습득 경로가 마을목회를 하는 다른 목회자 개인(51%)이, 마을목회 모임(22%)보다 높았고, 그다음 인터넷(49%) 순이었는데 단편적 정보로의 편중됨을 알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보면 현재 마을목회는 농도 교회 목회자들이 목회적 관심을 가지고 집중해야 할 사역이며, 마을목회는 개교회만이 추진해야 할 사안이 아니라 도시 교회를 비롯한 관심교회와 목회자들이 인적 물적 지원이 필요한 장기적인 사역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마을목회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 교환을 위한 정보 네트워크의 활성화를 비롯해 마을목회 관련 교단 신학대학 차원의 커리큘럼 조정과 체계적인 훈련을 해야 할 것을 시사한다.

마을목회 운동의 지속적 확산을 위해

지방 소멸 시대를 맞아 이를 지연 혹은 예방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서 마을목회와 그 방향에 대해서 살펴봤다. 마을목회가 지속 가능한 생명력을 갖도록 마을목회 운동의 확대를 위해 다음과 같은 방안들을 제안한다.

우선 마을목회에 대한 신학적 재 정의와 인식 전환이 요청된다. 노영상 교수는 마을목회가 한국 교회의 당면한 신학적인 과제의 대안일 가능성을 갖는다고 한다. 그는 선교적 교회에서 다루는 커뮤니티, 지역사회라는 표현은 행정상 단위에 보다 연관돼 있지만 마을은 인간의 정감에 연관 돼 있어서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삶과 연결된 개념으로 보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마을목회 범위에 대한 정리도 포함된다. 구자인 박사는 “마을의 개념을 작은 행정리 단위의 마을에서 읍면 단위까지 확대 전환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지금까지 마을은 농촌에서 그리고 리 단위의 작은 공간, 또는 마을 공동체로 인식되어 있었다. 사실 일반적인 목회자들은 자신의 목회 영역을 작은 리 단위 마을에 한정하는 경우가 드물다. 대부분 차량 운행을 하면서 자신의 마을을 넘어 교인을 모아 올 수 있는 범위로 확대한다. 물론 예장 통합 총회에서는 이미 “거룩한 교회는 다시 세상 속으로 들어 가야 한다. 여기에서 세상은 곧 마을이다”라고 목회 범위를 천명한 바 있지만 이에 대한 신학적 정리 작업이 더 필요할 것이다.

다음으로 지속 가능한 마을목회 운동이 되려면 한국 교회가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한 마을목회 현장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유형의 섬김과 돌봄, 환대의 경험 등의 사례를 발굴하고 체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자기 교회 성장에만 몰입하는 개교회주의에서 벗어나 한국교회 마을목회자들과 단체, 신학자, 선교사들이 함께 사례를 연구하고 나누고 도전하며 격려하는 운동으로 마을목회가 세계 교회로 확산되기를 소망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인 이 땅의 모든 교회가 마을목회의 주역들이 되어야 한다. 돌봄과 환대의 삶을 실천한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길이 곧 구원의 복음을 전파하는 최선의 일임을 보여줘야 한다.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눅 10:37)

 

/ 오필승 (신동리교회 담임목사, 마을목회연구소 대표, 마을목회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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