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마을목회사역의 혁신 전략 제언: AI시대, 관계적 사회자본 구축

민건동 목사 (Ph.D. 목회사회학) / 마을학연구소장,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1. 시작하는 글

한국교회는 인공지능(AI)이 일상화된 2026년 대전환기를 맞이하여 한국사회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시대정신을 제시해야 한다. 교회가 단순한 종교 기관을 넘어 신뢰와 연대를 구축하는 관계적 사회자본으로 거듭나야 하며, 기술이 채울 수 없는 인간적 온기와 영적 갈망을 채워주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기술이 인간을 소외시킬 시대에 교회가 따뜻한 관계의 중심지이자 사회적 신뢰의 구심점으로서 본질적인 사명을 회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AI를 사역의 보조 도구로 활용하면서도 최종적인 판단과 돌봄은 인간이 담당하는  ‘휴먼 인 더 루프 Human-in-the-Loop (HITL)’를 마을목회사역의 모델로 제안한다. ‘HITL’는 본래 인공지능 기계학습 분야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모델의 정확도를 높이거나 예외적인 상황을 처리하기 위해 AI 시스템에 사람의 판단을 통합하는 접근 방식을 의미한다. 이를 목회적 맥락에 적용한 것이 ‘HITL 목회’이다. 이는 기술결정론(Technological Determinism)을 경계하고, 기술이 인간의 가치와 목적을 위해 복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사용자 중심의 혁신 도구인’ 디자인씽킹 Design Thinkin (DT)’을 도입하여 교회가 지역사회의 실제적인 필요에 공감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를 제안한다.

필자는 인공지능(AI)이 일상화되는 2026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직면한 문명사적 대전환의 본질을 분석하고, 시대적 소명에 응답하기 위한 구체적인 비전과 실행 전략을 제안한다. 교회의 본질적 가치를 현대적 언어로 재해석한 ‘관계적 사회자본’을 핵심 비전으로 제시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방법론은 ‘Human-in-the-Loop (HITL) 목회’ 모델과 ” 디자인씽킹 Design Thinkin (DT)’ 방법론을 통합한 실천적 로드맵이다.

 

2. 대전환의 시대, 교회의 새로운 소명을 향하여

인류는 인공지능(AI)이 가져온 생산성의 비약적 향상 이면에 인간 소외가 심화되는 역설적 상황에 놓여 있다. AI가 인간의 사유와 관계, 가치관까지 재구성하는 문명사적 대전환 속에서 한국교회는 사회적 신뢰 하락과 내부 패러다임의 노후화라는 도전과 함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될수록 사회의 영적 갈증과 관계적 허기는 더욱 깊어지고 있으며, 이는 교회에 새로운 시대적 소명을 부여하고 있다.

이제 교회는 낡은 패러다임을 넘어 세상의 근본적인 질문에 응답해야 한다. AI의 도전을 기술 수용이나 방어적 경계라는 이분법적 시각에서 벗어나, 시대의 아픔을 꿰뚫고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재발견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에 필자는 2026년 한국교회를 위한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관계적 사회자본(Relational Social Capital)으로서의 재정립”을 제안한다. 이는 교회가 비인격적 효율성이 아닌 ‘따뜻한 관계’를 회복하고, 파편화된 사회를 잇는 신뢰의 구심점이 되는 길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법론을 제시함으로써, 교회가 시대에 희망을 제시하는 공동체로 거듭나는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1) 2026년 시대 진단: 위기와 기회의 교차점: 기술의 그림자 ‘영적 공허와 호모 스피리추얼리스(Homo Spiritualis)의 출현

정확한 시대 진단은 성공적인 전략 수립의 필수 전제다. 기술의 발전이 드리운 그림자를 분석하고 그 속에서 역설적으로 피어나는 인간의 본질적 갈망을 이해할 때, 비로소 교회는 시대가 마주한 도전과 기회를 명확히 규정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2026년의 AI는 단순 보조 도구를 넘어 인간의 지적, 창의적 영역까지 관여하는 ‘공존의 파트너’가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전례 없는 효율성을 선사하지만, 동시에 ‘대체될 수 있다’는 불안감과 인간 고유성에 대한 회의감을 증폭시킨다. 기술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시대에 “결국 답은 사람”이라는 외침이 커지는 것은, 기술이 채울 수 없는 의미와 영성에 대한 갈망이 그만큼 커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현대인은 의미와 목적을 갈망하는 ‘호모 스피리추얼리스(Homo Spiritualis)’, 즉 영적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하게 드러낸다. 하지만 제도권 종교의 권위가 약화된 상황에서 이들의 영적 갈증은 방향을 잃기 쉽다. ‘무속에 빠진 그리스도인’ 현상은 교회가 현대인의 복잡한 영적 질문에 명쾌한 답을 주지 못할 때, 신앙인조차 즉각적 위안을 찾아 헤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위험 신호다.

AI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파편화된 정보와 달리, 교회가 제공해야 할 가치는 한 인간의 내면을 깊이 어루만지고 삶의 의미를 함께 탐색하는 것이다. 따라서 AI 시대의 영적 공허는 교회가 회피할 수 없는 도전이자, 피상적 종교 활동을 넘어 진정한 영성의 중심지 역할을 회복하라는 시대의 명령이다.

2) 관계의 사막화: 초개인화 시대의 고립과 공동체에 대한 갈망

AI 기술이 가속하는 ‘초개인화’는 개인이 자신의 삶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지만, 역설적으로 깊이 있는 인간관계의 결핍과 소속감의 부재를 낳는다. 온라인 네트워크는 무한히 확장되지만,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책임감 있게 돌보는 ‘관계’는 희귀해지며 개인의 고립감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관계의 사막화’ 속에서 공동체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가족적 분위기’나 ‘교인 간 친밀감’이 소형교회의 핵심 강점으로 부각되는 현상은, 현대인들이 익명적 시스템이 아닌 인격적이고 구체적인 돌봄이 있는 공동체를 얼마나 갈망하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교회의 본질인 ‘코이노니아(Koinonia)’는 이제 교회 내부의 교제를 넘어, 파편화된 사회를 치유하는 핵심 대안 가치로 부상했다. 따라서 2026년 교회의 사명은 단순히 사람을 모으는 것을 넘어, 진정한 인격적 만남과 상호 돌봄이 일어나는 ‘관계의 오아시스’를 만드는 것이다.

이처럼 기술이 야기한 영적 공허와 관계의 사막화라는 시대적 위기는, 역설적으로 교회가 사회에 제공할 수 있는 가장 본질적 가치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드러낸다. 이는 필자가 제시할 새로운 시대정신, ‘관계적 사회자본’의 허브로서 교회의 소명으로 귀결된다.

 

3. 시대정신 제안: ‘관계적 사회자본(Relational Social Capital)’의 허브가 되는 교회

여기서 제안하는 시대정신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이는 교회의 본질적 가치를 현대 사회의 필요에 맞게 재해석하여 사회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제시하는 것이다. 교회는 단순히 종교적 가르침을 선포하는 기관을 넘어, 사회 전체에 신뢰와 협력을 확산시키는 핵심축, 즉 ‘관계적 사회자본’의 허브로 재정립되어야 한다.

전통적으로 ‘보이지 않는 사회자본’은 공동의 문제 해결을 촉진하는 신뢰, 규범, 네트워크 등의 사회적 자산을 의미한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구제, 봉사 등 물적 자본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해왔다. 그러나 AI 시대에 더욱 절실한 것은 비인격적 지원이 아닌, 인간의 얼굴을 한 따뜻한 관계망이다.

필자가 핵심으로 삼는 ‘관계적 사회자본’은 사회자본의 핵심을 ‘관계의 질(質)’에 두는 개념이다. 이는 단순히 많은 사람을 아는 네트워크가 아니라, 깊은 신뢰와 정서적 유대를 바탕으로 서로를 지지하고 함께 성장하는 관계의 총합을 의미한다. 최근 ‘강소교회’의 강점으로 나타난 ‘목회자와 성도 간의 친밀성’과 ‘성도들 간의 강한 공동체성’이 바로 이 ‘관계적 사회자본’의 구체적인 모습이다. 이 밀도 높은 관계망은 교회 내부의 안정감을 넘어, 지역사회 전체의 신뢰 수준을 높이고 고립된 개인들을 연결하는 강력한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수행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1) 교회의 대체 불가능한 가치: AI가 줄 수 없는 것

AI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적의 해답을 제안할 수 있지만,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무조건적으로 용서하며, 실패를 딛고 일어서도록 기다려주는 인격적 관계는 결코 형성할 수 없다. 효율성과 합리성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AI 시대에, 한 사람의 가치를 존중하는 교회의 ‘비효율적인 사랑’이야말로 교회가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이다.

‘이주민 선교’나 ‘지역사회 봉사’ 같은 사역들은 이제 단순한 선행을 넘어, 사회의 소외된 이웃과 관계를 맺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환대하는 ‘관계적 사회자본’ 확충 과정으로 재해석되어야 한다. 이러한 실천을 통해 교회는 AI 시대가 가속화하는 차별과 배제를 넘어, 모든 인간이 존엄하다는 기독교적 가치를 사회에 증명할 수 있다.

이처럼 위대한 비전을 구체적인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방법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을 제시한다.

2) 구체적 실행 로드맵: ‘HITL 목회‘DT 방법론의 도입

비전의 실현을 위해서는 기술을 인간 중심적으로 재배치하고 현장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혁신적 방법론이 필수적이다. 그 핵심 도구로 ‘HITL 목회’ 모델과 ‘DT 방법론’ 을 제시한다.

휴먼 인 더 루프 (HITL) 목회‘는 AI를 목회자와 성도의 관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 관계를 더욱 깊고 풍성하게 만드는 ‘코파일럿(Copilot)’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목회 모델이다.

‘HITL 목회’란 인공지능(AI) 기술을 목회 현장에 도입하되, AI의 자동화된 의사결정이나 정보 처리 과정에 목회자나 사역자 등 인간의 개입, 감독, 최종 판단을 필수적으로 포함하는 목회 모델을 의미한다. 즉, AI는 데이터 분석, 행정 자동화 등 효율성을 높이는 ‘조력자(Copilot)’의 역할을 수행하고, 최종적인 돌봄, 윤리적 판단, 영적 교감 등 관계의 핵심은 ‘인간(Human)’이 중심이 되어 수행하는 상호보완적 협력 관계를 지향한다. 그 핵심원리를 살펴보면

기술의 보조성과 인간의 중심성: 기술은 ‘무엇(What)’을 알려줄 뿐, ‘왜(Why)’를 이해하고 ‘어떻게(How)’ 사랑으로 반응할지는 인간의 고유한 영역으로 남는다.

데이터 기반의 선제적 돌봄: 객관적 데이터와 목회자의 직관이 결합하여 막연한 추측이 아닌 근거에 기반한 맞춤형 돌봄을 가능하게 한다.

행정 효율화를 통한 관계 집중: 비본질적 업무를 기술에 위임하여 확보된 시간과 에너지를 본질적인 ‘관계 형성’ 활동에 집중 투자한다.

윤리적 통제와 신학적 안전장치: AI 활용 시 발생 가능한 위험을 통제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인간이 수행하여 목회의 본질과 윤리적 기준을 보호한다.

4. 디자인씽킹 (DT) 방법론을 통한 현장 중심 혁신

‘디자인씽킹’은 공급자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교인과 지역사회의 실제 필요를 발견하는 인간 중심의 혁신 방법론이다. 이는 공감(Empathize) → 문제 정의(Define) → 아이디어 도출(Ideate) → 시제품 제작(Prototype) → 시험(Test)의 5단계 과정을 통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한다.

사례 1. ‘청빙, 비욘드 콘테스트헌금; 패러다임 쉬프트문제 해결: “원래 그래왔으니까”라는 관행을 버리고, 교인들과 심층 인터뷰를 통해 ‘공감’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를 통해 문제를 ‘유명 목사 초빙’이 아닌 ‘우리 공동체의 영적 동반자 찾기’로, ‘재정 의무 이행’이 아닌 ‘감사와 비전의 자발적 참여’로 새롭게 ‘정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

사례 2. ‘유리천장, 여성 교역자문제에 대한 공감적 접근: 통계 너머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공감’함으로써, 문제를 ‘여성 안수’라는 제도적 차원을 넘어 가부장적 문화와 같은 근본적 원인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이나 멘토링 제도 같은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실행할 수 있다.

사례 3. 지역사회 속으로 들어가는 교회: 교회 안에서 봉사 프로그램을 결정하는 대신, 지역 주민을 직접 만나 그들의 진짜 필요에 ‘공감’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를 통해 “우리 교회가 잘하는 봉사”가 아닌 “지역사회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을 발견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교회를 ‘관계적 사회자본’의 허브로 만들어갈 수 있다.

‘HITL 목회’가 AI를 활용해 행정 부담을 덜고 데이터 기반의 통찰을 제공하여 목회자가 ‘관계’에 집중할 시간과 에너지(Resources)를 확보하게 해준다면, ‘디자인씽킹’은 그 자원을 어디에 투입해야 할지, 즉 교인과 지역사회의 가장 절실한 필요가 무엇인지를 발견하게 하는 목표 설정(Targeting)의 방법론이다. 이 두 엔진이 결합할 때 비로소 ‘관계적 사회자본’이라는 비전은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사역으로 구현될 수 있다.

 

5. 맺는 글: 희망의 공동체를 향한 담대한 발걸음

2026년 AI가 가져온 대전환의 시대는 한국교회에 사회로부터 고립될 위기이자,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공동체로 거듭날 기회다. 시대의 아픔에 응답하고 본질적 가치를 구현하는 것은 교회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아니라, 희망의 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해 반드시 걸어야 할 사명의 길이다.

필자가 제시한 ‘관계적 사회자본’의 중심축으로 교회가 재정립되고, ‘휴먼 인 더 루프 목회’와 ‘디자인씽킹’이라는 실천적 도구를 통해 끊임없이 혁신할 때, 교회는 사회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술을 인간을 소외시키는 도구가 아닌 더 깊은 관계를 맺도록 돕는 지혜로운 조력자로 삼고, 겸손하게 세상의 소리를 들으며 살아있는 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

AI가 결코 줄 수 없는 ‘따뜻한 관계’와 ‘무조건적인 환대’를 제공하는 것, 이것이 교회의 최종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사명이다. 바로 이 길이 2026년 한국교회가 시대의 어둠을 밝히고 사회에 희망을 제시하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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